인생철학7 겸손의 역설 구보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박태원, 중 나는 스스로 꽤나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나를 낮춰 공손하게, 정중하게 상대방을 대하려고 노력한다특히 작년부터는 언행에서부터 나는 잘 모르고,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말을 습관처럼 했다그런데 누군가는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진짜 바보로 아는 것 같다는 느낌을 최근에 많이 받았다그리고 그 느낌은 몇몇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서운함을 표현하면, 나는 진짜 바보가 될 것 같아 무섭다앞으로 어떻게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될지 혼란스럽다 2024. 5. 26. 어린 어른의 연애 사진출처 : NAVER VIBE (오월오일) 최근 오월오일의 Young adult라는 노래에 빠져 산다 항상 그렇지만 가사보다 음색에 매료되어 이번 시험기간에 함께하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그나마 익숙해진 가사를 뒤적여 보면, 아마도 이 노래는 사랑의 확신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나도 그런 생각들을 살포시 꺼내 본다 시험기간인지라 사랑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그 뒤로 미뤄두고 있으나 이해할 수 없는 전공수업을 들으며 조금 적어 두고 싶어졌다 축복처럼 찾아온 그녀와는 어린 어른의 연애를 해야 한다 지나치게 성숙하지도, 미숙하지도 않은 그 어디쯤의 사랑 그녀는 내가 매일매일 날짜 세는 것을 어린 애같다며 놀리지만, 학교에도 정장룩을 입고 가는 27살 남자로서 .. 2024. 4. 18. 아버지의 일기장 내 휴대폰 비밀번호는 아버지 기일로 설정되어 있기에 매일매일 수십 번 그 숫자를 10여년간 입력해 왔다 수능을 치를 때도, 군대에 입대할 때도 별 감흥이 없었지만 요즘 따라 아버지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나보다 30여년 먼저 증권업에 입문하였던 아버지께 정말 많은 조언을 여쭐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2014년 병상에 계실 때 힘겹게 하셨던 말씀들을 흘려듣고 말았던 후회, 그리고 무심했던 사춘기 고등학생 안재현의 모습밖에 보여드리지 못한 안타까움 최근 1주일 간 너무나 공허했기에 아버지의 병상일기를 읽고 싶어졌다 나중에 필요할 때가 있을 듯하여 절반만 읽고 아껴 두었으나 애석하게도 방 근처에서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어리석었던 나를 반증하는 것들이겠지 나는 너무나 약한 사람이고 능력도 실력.. 2024. 3. 31. 나 또한 판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 어딘가 정규직을 향해 분투하던 장그래의 심금을 울리는 독백 한 마디 " 나 또한 바둑판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자신감에 충만한 채로, 나는 바둑판 위의 돌이 아니라 바둑판을 내려다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바둑판 위의 돌조차 되지 못하고, 바둑판 위에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통 안의 돌 정도였던 것이 아닐까? 그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가득 찬 감정일 뿐이였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 나 또한 긴 시간이 걸렸다. 거의 인터넷 밈으로까지 발전한 조국의 일명 '가붕개' 이론 조국이라는 사람을 너무나 싫어했지만, 사실 어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다만 아무도 본인이 '가재, 붕어, 개구리'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을 뿐이겠지 나는 깔끔히 수긍했다 다만, 예쁜 개천을 만드는 데에 힘을 쏟지는 않고 멋진 대왕 붕어가.. 2024. 1. 29. 이전 1 2 다음